공부

수능 시험 개편으로 사교육을 잡을 수 있을까? ①

참나코 2023. 6. 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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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변별력을 확보한다?

난 정말이지 이번 9월 모의고사와 수능이 기대된다!!

 

 

저는 현재 사교육 수학 강사임을 밝힙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늘 말한 것처럼

"사교육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난 적극 찬성한다!!

내 먹고 살 길은 알아서 찾으면 되는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을 줄이는 게 과연 가능할까 싶다"라는

입장임을 밝힙니다.

 

그러므로 현재 진행되는 정책이

수능 직전에 발표를 하여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부정적이지만,

이대로 잘 진행되어 제대로 정착될 수 있으면,

그 결과 사교육을 줄여나갈 수 있다면 저는 적극 찬성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과연 수능 시험만 손보면 될까요?

현재 아이들을 가르친 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느낀 점을 차례로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 첫 번째로,

'교육 과정 안에서 출제'의 기준이 명확합니까?

 

 

6월 19일 국민의 힘 당정 협의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부총리 겸)은

'킬러 문항을 배제하는 등 교육과정 내에서 수능을 출제하겠다'

는 원칙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라고

지시한 지 나흘만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육과정 평가를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쉬운 수능이 아니고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 역량을 갖춘 아이들이

정당하게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평가 기법이 얼마든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6월 모의고사에서 어떤 문제가 킬러 문항이냐”는 질문에

교육부는 제대로 답을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어렵다고 해서 다 킬러 문항은 아니며, 교육 과정을 벗어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아래 내용은 실제 평가원에서 주관한 모의고사에 나왔던 문제를 기준으로

대체 '교육 과정 내에서'라는 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관한 글입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작성을 하였으며,

풀이 과정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한 번 읽어 보시면

제가 지적하는 문제점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2021년 9월 고3 모의고사 수학 21번

최근 실시 된 평가원 기출 모의고사 문항입니다.

복잡한 말 다 치워두고,

결국 삼각형 넓이를 구하라는 문제입니다.

 

해설에 나와 있는 풀이에 따르면

일단 A와 C 좌표를 열심히 구한 후,

2021년 9월 고3 모의고사 수학 21번 풀이 그래프
2021년 9월 고3 모의고사 수학 21번 공교육 풀이

 

선분 AB를 밑변으로 하고 C에서 밑변까지의 거리를 구해서 넓이를 구한다.

가장 교과서 다운 풀이입니다.

 

하지만 사교육을 받은 많은 학생들은 여기서 굳이 저 과정을 따라가지 않고

어차피 A, B, C 세 점의 좌표가 모두 나왔으니

신발끈 공식으로 바로 넓이를 구해야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신발끈 공식

이 공식을 적용시키면 똑같은 값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사각형, 오각형 등 모든 다각형의 경우

좌표를 알고 있다면 모두 넓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시거나, 중학생 이상의 자녀분에게 시켜 보셔도 됩니다)

 

 

문제는 이런 신발끈 공식을 학교 서술형에서 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학교에서 가르쳐 준 적이 없는 공식이다!!"라며 풀이 과정을 인정해 주지 않거나,

"고등학교 과정으로 증명되지 않는 공식이다!!"

(실제로 학교 선생님께 들었던 말입니다....)

"왜 이런 공식이 성립하는지 증명까지 쓰면 인정해 줄게" 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종종 계십니다....

 

공식을 증명해라?

우리 아이들이 문제 풀면서 삼각형의 넓이를 증명하면서 풀이를 씁니까?

구의 부피 공식을 증명하면서 문제를 풉니까?

이차방정식을 풀 때 근의 공식은 증명 없이 써도 되지만,

신발끈 공식은 증명해라?

뭐.... 학교가 그렇다니 아이들에게 가급적 서술형 답안에는 이 공식을 쓰지 말고,

객관식 혹은 단답형 문제에서는 필요하면 쓰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역시 이럴 줄 알았어!!

사교육 받은 애들이 유리하네!!

이러니 사교육을 안 받을 수가 있나!!

 

 

그럼 진짜 이런 신발끈 공식이 교과서에 나오지 않을까요?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 중심으로 찾아봤습니다

신발끈 공식 교과서

편의를 위해 한 점을 원점으로 주기는 했지만,

신사고 출판사의 교과서에 나옵니다.

 

'이 교과서만 다루는 거 아닐까?' 싶어 더 찾아봤습니다

 

신발끈 공식 교과서 2

금성 교과서에는 증명하는 과정을 빈칸 추론으로 직접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신발끈 공식 교과서 3

천재 교과서에도 공식을 문제에 대놓고 언급하고 있었죠....

 

 

신발끈 공식 교과서 4

물론 비상 교과서에는 공식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지만

2가지 이상으로 말해 보라면 충분히 학교에서도 설명 가능한 부분입니다

 

 

(사실 위에 캡처해 놓은 부분인

'설명하기', '역량 키우기' '수학역량 기르기'와 같은 부분은

실제 학교에서는 잘 언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교과서에 나옵니다...

고등학교 과정으로 충분히 증명 가능합니다...

신발끈 공식 증명 모의고사 문제

 

신발끈 공식 증명 모의고사 문제 2

 

두 번이나 모의고사에 나왔던 적도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왜 학교에서 못 쓰게 할까요?

1.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공식이다.

교과서에서 언급하는 공식입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지 않으신 거니 무능 혹은 태만입니다.

실제로 위의 교과서를 사용하는 고등학교에 문의를 하였을 때

"교과서에 나오지만 수업 시간에 가르치지 않았으니

사용하면 안 된다"

라는 답변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2. 고등학교 과정으로는 증명이 안된다.

충분히 증명 가능하여 모의고사 문제로도 나왔고,

교과서에서도 증명해 보라고 시키고 있습니다.

 

3. 왜 이렇게 되는지 증명까지 써라.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럼 서술형 문제 풀이에 모든 공식을 증명하면서 풀이를 씁니까?

 

 

 

 

위의 사례는 정말 일부분에 불과하며,

필요하다면 다른 사례도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공식과 내용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결국 고3 수능에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교과 과정 내에서, 혹은 교과서 내에서 내용만으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로 변별력을 확보하여 수능 시험을 출제하겠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애초에 이런 내용들을 학교에서 모두 알려 준다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요?

 

심각하게는 학교에서

"너네 학원에서 다 배웠지?"라며

대충 넘어가다 보니

학원을 찾게 되었다는 학부모님의 통화 내용도 녹음되어 있습니다.

이게 뭡니까...

학원에서 다 배워 와야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게 맞습니까...

 

 

결론!!

교과 과정 내에 서라는 말은

학교 수업 입니까, 교과서입니까?

학교 수업 기준이면 현재 공교육 실태부터 제대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교과서 기준이면, 학교 수업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으니

여전히 학생들은 사교육을 찾겠네요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모든 내용을 다루기 어렵다?

그럼 결국 학생들은 사교육에 또 의존하게 되겠네요

 

일부 교과서에만 나오는 내용이다?

그럼 공식이 나와 있는 교과서로 공부한 학교 학생들은 유리하고

나와 있지 않은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은 불리한 시험이 되겠네요

물론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유리하겠고요

 

물론 정말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신다는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학생들을 데리고 모든 내용을 알아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학교 선생님과

그 수업을 잘 따라가는 좋은 수업 분위기의 반을 만나도록 운에 기대느니

그냥 사교육을 찾는 게 학생들은 더 확실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일단 교과서 혹은 교과 과정 내에 서라는 말의 정확한 범위 안내가 필요할 것이며

(이게 정확한 안내가 가능할까 싶긴 합니다만...)

어떤 문항이 킬러 문항 혹은 교과 과정을 벗어나는 문제인지

명확하게 제시해 주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연 교과서 혹은 교과 과정 내에서만 문제를 출제한다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괜찮을까?

에 대한 내용을 역시 실제 문제와 함께 살펴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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